seijitsu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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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를 버린 자신이 쓰레기 같다고 하며 

고민 게시판에 올라온 20대 여성의 글 입니다. 




거의 1000일을 연애한 20 이제 중반인 여자에요.


제가 우울증이 극심해서 솔직히 남자친구 안만났다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인생에 제일 힘든 시기에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남자친구도 정신적으로 힘든데.. 
우울증과 몇년전에는 정신분열진단도 받은적있구요. 
정신병원 입원도 한 적 있구요..불면증도 엄청 심해요.
거기에 암에 걸려서 항암치료 받고.. 네. 몸이 많이 안좋았어요.

남자친구가 그래도 저를 사랑했기에 
나를 버린 친아빠보다 나를 더 사랑해줬거든요.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냥 모든걸 쏟아부었어요.
그래서 전 지금은 우울증은.. 아직은 약 먹지만 
이제 죽겠다는 생각은 안들어요.

근데 제가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고했어요.
저 너무 못됐죠. 끝까지 옆에서 서로 함께하기로했는데
남자친구가 일을 안하거든요.
우리가 미래까지 함께하려면 서로 발전하고 나아져야 하는데.....
그치만 남자친구는 안한게 아니라 못한거겠죠.... 
마음이 자기 뜻대로 안되니까요.

근데 내가 남자친구처럼.. 내가 잘 지켜줘야되는데..
일을 안하니 가진 돈도 점점 떨어져가고, 차도 팔고 하면서
남자친구는 자존감이 점점 낮아졌고 그런 짜증을 저에게 푸는 날도 있었어요.

저도 지쳐갔고.... 미래가 없는 거 같고... 함께할 미래가 두려워졌어요.
일을 하라고 2년 동안 말했는데도 꾸준히 일도 안하고 매일 집에서 그냥
무기력하게 있기만 했거든요.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어요.

근데도 남자친구는 제가 헤어지자고했는데도 제 걱정뿐이에요.
항상 남자 조심하라고 그리고 또 살다가 누군가 무언가가 날 힘들게 할 때 
자기를 불러달라고 하는데 .저는 그 말을 듣고 진짜 죽고싶었어요. 
남자친구를 버린 제가 너무 미안해서요.

저어떡해요?
저라도 잘 살아야해요 ?
남자친구옆에서평생있어줘야돼요?..
어떡해요..





<<익명의 답변>>

잘 모르겠네요.

저도 제가 공황발작으로 처음 응급실 실려갔던 그 날에도 남자친구가 같이 있어줬고, 그 이후로 8년이란 시간을 그 사람이 함께 해줬거든요. 지금도 병원 다니며 약물치료 받고 있는 중이지만 이전에는 정신적으로도 죽지 못해 살았고, 자연스레 생계활동도 못하고 집안에만 있었으니 현실적인 부분도 남자친구가 다 도맡아 해결해줬었어요.

그 사이에 남자친구도 힘든 시기를 보냈고요. 더 이상 이 사람한테 짐만 될 순 없다 싶어 이 악물고 바깥으로 나온지 이제 일이년 됐네요. 아직도 한참 모자라지만 제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 보며 남자친구도 늘 응원해주고 있어요.

음, 만약에 지금 제 남자친구가 예전 저처럼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힘들어하고 있다면 저는 제가 받았던 사랑만큼 물심양면 도와줄 거예요. 첫번째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는 제가 그만큼 받았기 때문에 갚을 기회가 생긴다면 당연히 그 사람이 제게 준 만큼 갚고 싶어서요.

물론 저도 아직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 그 과정이 말처럼 쉬울 순 없겠지만.. 만약 저라면 그럴 것 같아요.
남자친구도 저를 도와주는 몇 년간 함께 하는 미래가 안 보이긴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당장 오늘내일 혼자 조용히 죽어버려도 이상할 게 없는 절 보며 무슨 안정적인 미래를 그렸겠어요. 근데도 그 사람은 그걸 다 끌어안고 절 지켜줬고요. 이제 상황이 뒤바뀐다면 제가 그렇게 해야죠.

얘기가 길어졌지만 저라면 그럴 것 같네요.


뭐.. 다들 자기가 힘든 게 제일 아프고, 글쓴님도 아직은 남자친구는 커녕 본인 앞가림 하기도 힘들겠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면, 남자친구가 글쓴님께 그래줬던 것처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가능하다면 좀 더 현실적인 대책들 세워서 하나하나씩 이겨내보는 게 어떨까 싶고, 그마저도 어렵고 긴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글쓴님 스스로를 챙기는 게 가장 우선이긴 하겠죠..

다만 훗날 시간 지난 후에 남자친구의 예전 모습, 날 물심양면 도와주던 모습이 그립다고 쪼르르 달려가 위로받는 이기심은 안 보였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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