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개가 누구냐?"
"승용차 조수석에서 주인의 품에 안겨 창밖을 구경하는,
빨간 조끼 입은 개는 조금도 부럽지 않다.
가장 부러운 개는 에스키모 썰매를 끄는 개다.
신나게 눈밭을 달리며 그 멋진 설경을 평생 감상할 수 있으니까."
이번에는 썰매를 끄는 개들에게 물었다.
"평생 멋진 설경을 감상하며 달리는 기분이 어떠냐?"
"멋진 설경?
맨 앞에서 썰매를 끄는 개만이 바뀌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우리는 평생 앞에서 달리는 개의 꼬리만 구경한다."
지레짐작으로 판단하지 마십시오.
겉보기에 좋아 보이지만 앞 뒤의 다른 개에게 물어보면 그 이면에 또 어떤 애환이 있는지는 당사자의 입장에 서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 카피라이터 정철의 《세븐 센스》에 실린 이야기를 조금 각색한 곽숙철의 혁신이야기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