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바람 꽃 필 땐 미친 바람도 많으니 사람들 이것을 꽃샘 바람이라 했다 조물주가 모든 꽃을 만들제 마치 한없는 비단을 가위질해 놓은 듯 이미 그토록 공력을 허비했으니 꽃 아끼는 마음 응당 적지 않으련만 어찌 그 고운 것을 시기하여 도리어 미친 바람 보냈는가 바람이 만일 하늘을 어긴다면 하늘이 어찌 죄주지 않으랴 이런 이치 반드시 없을 것이니
나는 사람들 말이 잘못이라 한다네 바람의 직책은 만물을 고무하는 것 만물에 입히는 공덕 후박이 없는 걸세 만일 꽃 아껴 불지 않는다면 그 꽃 영원히 생장할 수 있으랴 꽃 피는 것도 좋지만 꽃 지는 것 또한 슬퍼할 게 뭐랴 피고 지는 것 모두가 자연인데 열매가 있으면 또 꽃을 낳는 것이야 아서라 오묘한 이치 묻지 말고 술잔 잡고 소리 높여 노래나 부르자